보르도 생 쥘리앵의 보석이라 불리는 샤토 베이슈벨은 '메독의 베르사유'라는 별칭에 걸맞은 화려한 역사와 아름다운 정원을 자랑합니다. 16세기 프랑스 해군 제독이었던 에페르농 공작의 영지였던 이곳은, 그를 향한 존경의 표시로 돛을 내리고 지나갔다는 '베스 부알(Baisse-Voile)'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자부심은 와인 한 병 한 병에 깃들어 있으며, 전통적인 양조 방식과 현대적인 기술의 조화를 통해 생 쥘리앵 특유의 우아함과 견고함을 동시에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1986년 빈티지는 보르도 좌안의 저력을 보여주는 전설적인 해로, 30년 이상의 세월을 견뎌온 이 와인은 현재 완숙미의 정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잔을 채우면 오랜 숙성을 거친 가죽, 시가 박스, 그리고 숲속의 흙 내음이 겹겹이 쌓인 복합적인 아로마가 코끝을 사로잡습니다. 입안에서는 잘 익은 블랙커런트의 흔적과 함께 실크처럼 부드러워진 탄닌이 긴 여운을 남기며, 세월이 빚어낸 깊이 있는 구조감과 우아한 산미가 완벽한 균형을 이룹니다.